음악노트

희망사항

리네플 2009. 6. 8. 12:27

노영심 작사, 작곡
변진섭 노래.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여자

밥을 많이 먹어도 배 안나오는 여자

내얘기가 재미없어도 웃어주는 여자

난 그런여자가 좋더라

머리에 무스를 바르지 않아도 윤기가 흐르는 여자

내고요한 눈빛을 보면서 시력을 맞추는 여자
김치볶음밥을 잘 만드는 여자

웃을때 목젖이 보이는 여자

내가 돈이 없을때에도 마음편하게 만날수있는 여자

멋내지 않아도 멋이나는 여자

껌을 씹어도 소리가 안나는 여자
뚱뚱해도 다리가 예뻐서 짧은 치마가 어울리는 여자

내가 울적하고 속이 상할때 그저 바라만봐도 위로가 되는 여자

나를 만난 이후로 미팅을 한번도 한번도 안한여자


랄라랄라 랄라랄라
라랄라 랄라~♬


난 그런여자가 좋더라


여보세요 날좀 잠깐 보세요

희망사항이 정말 거창하군요

그런 여자한테 너무 잘어울리는

난 그런남자가 좋더라

-

청바지가 잘어울리는...
여기까지만 들어 대뜸 노영심의<희망사항>을 떠올리는 나는 그런세대입니다.

노랫말처럼 밥을 많이 먹었을 때 내배는 어떤지
웃을 때 목젖은 보이는 지
고요한 눈빛에 시력을 맞춘다는 게 어떤 건지
통통하지만 짧은 치마를 즐겨입었는 데 내다리는 정말 예쁜건지
껌을 소리 나게 씹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건지
궁금했더랬죠.
그땐 그랬습니다.

지금은,

김치 볶음밥 확실하게 자신있고
웃을 때 가끔씩 목젖이 보이도록 웃고
밥은 많이 먹으면 정확하게 배가 나오고
치마 길이는 무릎 아래로 내려갔고
가끔씩 껌 씹을 때 경쾌한 소리가 나고
청바지는 잘 어울리지도 않으면서 몇 벌씩 갖고 있습니다.

변하지 않은 건 여전히 멋내지 않은 듯 멋이 나는 사람이었으면...하는 것 정도.



가사의 모든 '여자'를 '남자'로 바꿔 부른다면...어떨까요?
내가 재미없는 애기 해도 재밌게 웃어주는
내가 돈이 없을 때에도 마음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울적하고 속이 상할 때 그저 바라만 봐도 위로가 되는 
나를 만난 이후로 미팅을 한 번도 안 할 그런 남자.


이런 희망사항 듣게 된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1990년, 그 시절의 희망사항을 2009년 음악 노트에 적어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