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순순한 사실성’이란 매력이다. 다시 말해 가공된 스토리를, 가공된 배우들이, 가공된 세트장에서, 연기하는 게 아니라, 스토리, 배우, 배경이 있는 그대로이다. 이 영화는 상업영화가 줄 수 없는 깊고 깊은 향수를 불러준다. 이 상실의 시대에 뭔가 멀어지고 잊혀져가는 소중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슬픔을 만져준다. 그 멀어져가는 것은 소, 농사, 시골, 고향 같은 것들이리라.
영화 '워낭소리'가 40만 관객을 돌파하고 곧 50만도 훌쩍 넘을 것 같다.
상영관도 처음에 7개였던 것이 70개를 넘고 80개 스크린으로 확대 되는 중이다.
내가 관람한 1월 말에만 해도 백만이 넘는 이 도시에 워낭소리를 상영한 극장이
딱 하나였었다. 그것도 독립영화만 주로 상영하는 상영실이 달랑 하나인 옛날식
극장에서였다. 그러나 지금은 웬만한 극장에서는 다 상영하고 있다.
워낭소리의 흥행이 놀라운 점은 이 영화가 제작비 1억여원의 독립영화에 다큐멘타리 영화라는 점이다. 제작비로 보면 웬만한 헐리우드 영화의 천분의 일, 충무로영화의
백분의 일도 안 되는 액수이다. 거기다 다큐영화이기 때문에 애당초 흥행과는 거리가 먼 영화였다. 상업적 광고를 한 영화도 아니다.
그나마 워낭소리의 지명도를 알게 해주는 것은 지난해 부산영화제 다큐 부분 최우수상 수상과 선댄스 영화제 다큐 부문 초청작이라는 정도이다. 나도 워낭소리를 광고를 통해 알게 된 것이 아니라 우연히 어떤 개인 블로그에서 이런 영화도 있다는 걸 알게 됐을 뿐이다.
워낭소리의 내용은 상업영화의 기준으로 보면 형편없을 수도 있다.
스토리가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인기배우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상업영화가 지닐 수 없는 강력한 힘을 지녔다.
한 번 보면 다음 날 잊혀지는 흥행위주의 상업영화만이 영화가 아니라는 걸 보여
준 작품이다. ‘워낭소리‘는 주류영화의 대안을 제시한 전환작으로 한국영화사에
기록될 것이다.- 퍼온글
"저는 오래전 감명깊게 본 영화가 한편 있는 데요, 그 이후로 영화를 안봤습니다.
다른 영활 보면 그영화에 대한 감동이 사라질 것 같아서였습니다."
어디선가 들었던 라디오 디제이의 말, 영화를 고를 때 가끔씩 생각이 난다.
이제 그도 늙수그레해져 환갑을 넘겼을 나이일텐데...
어떤게 좋은 영화인지 나쁜영화인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좋은영화를 알아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