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었다.
어느 멋진 집앞에서 까만 바지정장을 입은 나와 역시 까만 옷을 입은 세사람이 함께
기타연주를 하는 꿈.
나와 또 다른 여자 한명이 기타를 친건 확실한데
다른 두명은 기타였는 지 바이올린과 첼로였는 지 기억이 안난다.
우리는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앙상블을 시작했다.
다른 기타 연주자가 멋지게 연주하고 내가 뒤이어 연주했다.
기타를 제대로 배운 게 아니어서 그녀만큼 멋진 소리를 내지 못했다.
마음으로 살짝 미안해하면서 후웁-하고 숨을 쉬고 기타를 튕겼다.
아...이소리가 아닌데...
대체 내가 왜 기타를 들고 있는거지...갸우뚱 하면서 계속 연주했다.
그렇게 한참 곡에 빠져있다가 갑자기 연주하는 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랬다.
다들 의자에 다리를 내리고 앉아있는 데 나의 자세는.
한쪽 무릎을 세우고 한쪽은 구부린 자세로 의자에 앉아있더라.
마치 방바닥에 앉아있듯이....
순간. 아! 내 자세가 이게 뭐람.
그순간부터 곡이 엉키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리고 연주가 끝까지 계속됬는 지는 모르겠다.
꿈속에서도 꿈이 깨고 나서도
아, 왜 그렇게 앉아서 연주를 했을꼬. 역시 습관은 무서운 거군.
무슨 곡이 었는 지 알듯, 말듯. 기억이 날듯, 말듯.
꿈에서 기타를 치는 건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