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결혼 안할거예요.
어머...왜?
난 애기 싫어하니까요.
그래?왜에?
징징거리고 떼쓰고 자기 마음대로쟎아요. 말도 안듣고...바보같아.
으응. 지혜 애기였을 땐 어땠는 데?
난 안 그랬어요.
그래, 그럼 지혜처럼 말 잘듣고 떼 안쓰는 예쁜 아기 낳으면 되겠네.
싫어요, 아기 싫어.
아이의 아빠는 몇달 전에 태어난 막내를 포함해 다섯 명의 딸을 가진 딸부자이다.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보청기를 끼고 있는 데 세탁소와 전파사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가끔 그 가게 앞을 지나면서 지혜와 지혜의 언니와 어린 동생들이 노는 모습을 보게된다.
조망조망 어린 아이들.
이제 일곱살인 지혜는 아직 한참 엄마의 손길과 관심과 돌봄이 필요한데.
다른 집의 일곱살 딸아이라면 누려야할 것들-엄마 아빠의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하면서 공주가 되는 것-
을 모두 어린 동생들에게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양보해야했다.
이 아이는 거의 학원에서 무법자다.
다른 아이들-자기보다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 상관하지않고 괴롭히거나 방해하면서 심술을 부렸다.
선생님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랬던 아이에게서 발견한 것이 있다.
아이의 '심술'은 관심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애정호소였다는 걸 말이다.
'나에게도 관심을 보여주세요. 난 소중해요. 나는 사랑받고 싶다구요.나만 쳐다봐주세요.'
아이의 마음을 읽었을 때,
그리고 아이의 필요를 채워줄 때 이 아이가 얼마나 천사처럼 환하게 웃는지.
난 아기가 싫어요, 라고 말하는 그 아이가 크면...그때도 여전히 아기가 싫다고 말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