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땅



1.
선생님 오늘 저희 학교 4학년 언니가 하늘나라에 갔어요.
저런...
옆에서 또 다른 아이가 선생님 걔가 우리반었는 데, 저랑 친구였어요. 뇌종양이었데요.

어머...너..괜찮았니?
막 울었어요.

아이들이 죽음을 얘기한다.
너무 담담하게 아무렇지 않게 말해버린다.
아이들의 대화를 듣고 있자니 죽음이 참 가볍게 느껴졌다.
심각하고 무겁고 무서워서 함부로 입에 담지 못하는 그런 것이 아닌...
그냥 가볍게 하늘로 가버리는 것.

어린 아이가 뇌종양이라니...

잠깐 헤어지는 거라고, 언젠가는 다시 만나는 거라고- 그렇게 말해주었다.
아직은 선생님도 헤어진 사람과 만나보진 못했지만...



2.
-혜지가 잘하는 건 뭐니?
몰라요.
-좋아하는 건?
몰라요.
-책읽는 거 안좋아해?
싫어해요.
-그럼 그림그리는 거?
아니요.체육 좋아해요.
-그래? 피아노 치는 건...?
쪼금. 아,야구좋아해요.
-야구선수되고 싶어?
아니오~ 그런 건 아니예요.
-그래, 좋아하는 거랑 하고 싶은 건 다른거니까. 그래서 하고 싶은 건 없어?
없어요.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좋아하는 것도 없고 되고 싶은 것도 없고 꿈도 없단다.
커서도 엄마한테 용돈받으면서 살거라고 쉽게 얘기한다. 대학다니는 사촌언니도 그렇게 산다면서.
아, 나는 이 아이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걸 발견해야한다고,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한다고.
열심히 힘주어 설명했다.(아이들은 설명하는 걸 가장 싫어한다-는 걸 알면서도 설명을 해버렸다.) 
덧붙여서 다음시간까지 '고민'해오라는 주문까지...
그랬더니 아이가 대답한다.

고민이 뭐예요? 전 고민하는 거 싫은데.
-음.고민은...깊이 생각하는 거야. 나쁜 건 아니야. 때로는 필요해.
.....
-암튼 다음시간까지 생각해보고. 찾아보기.
몰라요~헤헤.

6학년.아직 꿈을 생각하기엔 이른 나인가?
아이를 보내놓고 내가 너무 강요한 건 아닌가? 푸쉬한 건 아닌가? 소심해졌다.





Posted by 리네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