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침 일찍 영화 <님은 먼 곳에>를 보러 간다며 같이 가자고 하신다.
두분이 보고 오세요. 나이 많은 딸은 왜 자꾸 델꾸 가려고 해.
그냥 두분이서 오붓하게 데이트 하고 오세요. 난 빠질래.
왠지 조금 서운하신 것 같다-는 걸 알면서도 따라나서지 않았다.
오늘은 내마음대로 휴가를 보낼 거라고 온갖 게으름을 다 부리는 딸.
몸이 좀 부실한 것 같다며 말복 오기 전에 미리 삼계탕 먹자며 점심에 나갔다.
나-이런 날 물놀이 가면 좋겠다.
그치? 같이 갈까?
엄마- 나도 나이 많은 딸이랑 왜 다니냐고 할까봐 같이 안갈란다.
나- 그래 나도 이제 엄마랑 안놀아. 우리 서로 피하자구.
오늘은 정말 날이 쩅하고 좋았다.
몸에서 기운이 쑥 빠져나간 것 같았다.
닭한마리 잡아먹었으나 아직 기운차리지 못하고 헤롱거린다.
2.
엄마- 그러니까 경찰들이 저렇게 하는 거지. 도대체 사람들이 왜 데모를 하고 그러는 거야.
나- 아...정말 이런일이 민주국가에서 일어나도 되는 거냐고. 이건 1960년대에 써먹던 수법.
치사한거라고.
엄마-이거봐, 한 집에서도 이렇게 생각이 다르니...쯔쯔. 요즘 애들은...
나- 그러게. 이렇게 다를 수가...우리 집도 분단의 비극을 겪고 있는거라고.
잠시후....우리 이래서는 안되.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서로서로 사랑하는 한마음 되자~♪
엄마와 함께 돌리고~를 추었다.
그렇게 우리는 금방 화해를 하면 되지만...
아래 위로 둘로 나뉘고 또 지역으로 나뉘고 보수와 진보로 나뉘는 현실.
누가 제일 좋아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