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엄청나게 많이 오긴 왔나보다.
살고 있는 안양천이 범람한다고 사람들이 조마조마했더랬다.
저녁에 비가 그쳤길래 산책을 나갔다.
안앙천 이쪽에서 저쪽으로 넘어가는 조그만 구름다리가 물에 완전히 잠겼다가
모습을 드러냈는 데. 다리는 철근으로 만든 난간이 많이 휘어지고
급류에 쓸려온 나뭇가지들이 엉겨붙어서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잠시동안 물에 잠겼다 나온 풀들이며 나무 꽃들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허리가 젖혀있었다.
아유, 저런...세상에....어머, 이 꽃은 어쩜 이렇게 약한 게 그대로 있네.
물고기랑 오리는 어디로 갔을까? 같이 휩쓸려 갔을까?
아니, 아마 어디에 잘 숨어있다가 아마 며칠 뒤면 나올거다.
호호,그럴까...물고기는 괜찮겠지? 원래 물속에 사는 거니까.
아니, 많이 다쳤을거야. 워낙 물살이 세니까. 자기 힘으로 헤엄치는 게 아니라
휩쓸려갔을 테니까.
오랜만에 엄마와 함께 산책을 했다.
다시 비가 조금씩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빠르게 흐르는 물소리가 금방이라도 다시 다리를 덮칠 것만 같았다.
빨리가자. 무서워...금방 넘쳐서 다리가 또 잠길지도 몰라.
비오는 거릴 걸었다~♬